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 (문단 편집) == 영공 침범 원인 ==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비로소 [[대한항공]] 007편의 [[블랙박스]]가 [[대한민국]]으로 전달되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보리스 옐친]]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국회에서 직접 전달했다.] 이후 [[블랙박스]]는 ICAO에 제출됐고 남은 유품은 유가족들에게 전달되었다. ICAO는 사건이 외교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최대한 공정성과 중립을 지키기 위해 [[NTSB]]를 비롯한 미국의 수사당국, 러시아의 AIC 그리고 피해자인 한국의 [[ARAIB|KAIB]]까지 배제한 뒤 007편의 [[블랙박스]]를 제3국인 [[프랑스]]의 항공당국인 BEA에 제출하여 분석했고 그 결과를 기본으로 하여 ICAO 직권으로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ICAO가 직권으로 조사하는 경우는 지금까지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수가 적다. 그 정도로 007편 사건이 외교적으로 복잡하게 엮여 있다는 뜻.] 007편의 블랙박스는 시대가 시대인지라 현재와 같은 디지털 메모리가 아닌 오디오 테이프로 녹음되었는데 오디오 테이프에 소련이 테이프를 덧대 놓아 블랙박스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했지만 추락 시 충격으로 인해 파손된 부분을 복구한 것뿐이었고 조작은 없었다.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007편 격추 사건의 단초가 된 가장 큰 원인은 조종사들의 과실이었다. 007편 조종사들은 이륙 이후부터 격추시까지 비행기의 항법 옵션을 INS 관성항법유도로 설정하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나침방위 모드[* 통칭 HDG(헤딩) 모드.]로 유지했다. 즉 비행기가 통과해야 하는 지점(웨이포인트)을 사전에 입력하고 관성항법장치로 이를 찾아가며 비행하는 통상의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횡단할 때 사용했던 원시적인 수단 즉 나침반 방위만 보고 가는 방식 Dead reckoning & Pilotage으로 내내 비행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어째서 조종사들이 나침 방위각 모드를 INS로 변경하지 않았는지 알아내지는 못했는데, BEA와 ICAO가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눈치를 봐서 알아내고도 모른 척 한 것이 아니라 조종사들의 대화에 항법과 관련된 것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007편을 조종한 천병인(1938년생) 기장은 엘리트 중에서도 초엘리트 조종사였다.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3090100209211012&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83-09-01&officeId=00020&pageNo=11&printNo=19050&publishT|관련 기사]] [[대한민국 공군]] 조종 간부후보생 과정을 수석으로 수료했고([[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61062300329203026&editNo=1&printCount=1&publishDate=1961-06-23&officeId=00032&pageNo=3&printNo=4749&publishType=00020|관련 기사]]) 졸업 후 임관하자마자 [[공군]] 조종[[소위]] 계급으로 곡예 비행단인 블루세이버 팀원이 되었으며[* 블루세이버는 블랙이글스의 전신이며 역사상 통틀어 소위 계급으로 팀원이 된 경우는 천병인 씨가 유일하다. 이것은 조종 실력이 매우 탁월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편 당시 동료 팀원이었던 서동렬 대위는 공군에 계속 남아 1987년 18대 공군참모총장이 되었고 1989년 공군대장으로 예편하였다.]([[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62100200209207008&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62-10-02&officeId=00020&pageNo=7&printNo=12591&publishType=00020|관련 기사]], [[https://rokaf.airforce.mil.kr/blackeagles/1595/subview.do?enc=Zm5jdDF8QEB8JTJGYmJzJTJGYmxhY2tlYWdsZXMlMkYzNDclMkYxMjM4MSUyRmFydGNsVmlldy5kbyUzRmJic0NsU2VxJTNEJTI2aXNWaWV3TWluZSUzRGZhbHNlJTI2cGFnZSUzRDUlMjZyZ3NFbmRkZVN0ciUzRCUyNmJic09wZW5XcmRTZXElM0QlMjZyZ3NCZ25kZVN0ciUzRCUyNnNyY2hXcmQlM0QlMjZwYXNzd29yZCUzRCUyNnNyY2hDb2x1bW4lM0QlMjY%3D|사진 자료]]) 공군 예편 후 [[대한항공]]에 입사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대통령 전용기]] 기장까지 했다.[* 대통령 전용기 조종사들 중 가장 나이가 적어서 직급은 부기장이었으나 실제로는 주도적으로 조종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1062600099211008&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81-06-26&officeId=00009&pageNo=11&printNo=4709&publishType=00020|관련 기사]] 이러한 [[대한민국]] 최고의 조종사가 수없이 다닌 항로를 어이없이 이탈하였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테리다. 비행 전 사전 체크에서 항법 모드를 'INS'(관성유도)로 설정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본 중 기본인데 007편은 이륙 때부터 격추 때까지 INS 모드를 아예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천병인 기장이 왜 관성유도항법으로 가지 않고 칠흑같은 북태평양 밤하늘을 원시적인 나침 유도 방법으로 조종했는지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이며 다만 그 이유에 대해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대체로 '좌표 입력에 실수가 있었으며, 이를 재입력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징계, 비행시간 지연에 따른 추후 있을 징계를 모면하기 위해 그냥 이륙해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가설이 유력히 제기되고 있다. 조종사들은 이륙 전에 관성유도항법을 위해 좌표를 입력하게 되는데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비행기를 정지시킨 다음 INS 스위치를 '스탠바이(대기)' 자리에 놓고 3대의 INS에 각각 출발지 위치를 입력한다. 보통은 부기장과 항공기관사가 입력하고 기장이 점검한다. 그 다음에 스위치를 '얼라인먼트(정렬)' 자리로 돌리고 통과 지점 위치를 입력한다. 그런 뒤 15~30분쯤 기다리면 표시등에 녹색불이 들어온다. 녹색불이 들어오면 INS 스위치를 '내비게이션(비행)' 자리로 돌리고 이륙할 수 있다. 녹색불이 들어오기 전에 비행기를 움직이거나 '내비게이션(비행)' 자리로 돌리면 입력된 자료가 흐트러져 INS는 작동되지 않는다. 만약 실수로 잘못 입력했을 경우 이륙을 하지 않았더라도 수십분에 걸친 항로 입력 및 정렬 작업을 다시 해야 하며 이륙했다면 회항하는 수밖에 없다. 회항의 경우 말은 쉬워 보여도 착륙 전에 반드시 정해진 구역에서 착륙 허용 중량에 맞게 연료를 버린 뒤 공항에 정지된 상태에서 좌표를 재입력하고 다시 연료를 급유한 뒤 이륙하는 아주 복잡하고 손실이 많이 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료비용에 대한 손실뿐 아니라 지연에 따른 연결편 환승 문제 등이 발생하며 당시 대한항공 사내 규정으로는 조종사가 징계를 받게 되어 있었다.] 만약 이러한 실수가 드러나면 징계를 피할 수 없을 뿐더러 대통령 전용기장 심사에서 탈락할 수도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파일럿이 이런 기본적인 실수를 한 것을 감추고 싶은 심리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https://blog.naver.com/dadoo18/60085179806|관련 내용]] 또한 수도 없이 다녔던 항로이기 때문에 [[쿠릴 열도]], [[캄차카 반도]], 셰미야 섬과 같은 랜드마크를 이용한 나침 방위 비행으로도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수 있다. 그러나 나침반 방위 비행은 방향만 잡아줄 뿐이지 관성유도항법처럼 잘못된 항로를 자동으로 수정해 주지는 못한다. 즉, 나침반 방위를 정확히 하더라도 해당 항로에는 [[편서풍]]으로 인하여 북쪽으로 계속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방위각이 가르키는 각도 수치는 일정하더라도 기장과 부기장은 지면에 마찰력으로 고정되지않는 한 북서풍 혹은 남동풍이 현재 10m/s로 미는지 20m/s으로 미는지 알 길이 없다. 나침반보다 정교한 자이로콤파스를 갖추더라도 추측항법의 한계를 한밤중의 비행에선 극복하지 못하는 셈이다. 정확히 좌표를 입력하더라도 녹색불(관성유도항법 준비완료)이 들어오기 전에 움직이거나 스위치를 '비행'으로 돌리면 입력된 좌표는 지워지는데 이를 재입력하면 이륙이 20분 정도 지연되고 도착하면 기장은 지연 사유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상술된 내용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지연을 피하기 위해 수동비행을 강행했을 수도 있다. 007편은 이륙 후 좌표의 잘못된 입력으로 인한 급격한 방향전환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가설은 설득력이 있다. 15분 뒤 같은 항로를 뒤따르던 천병인 기장의 공군 선배인 015편 박용만 기장은 007편과의 교신에서도 뭔가 감추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고 증언했다. [[https://gall.dcinside.com/aircraft/7271|관련 내용]]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설이고 추측일 뿐이며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박용만 기장은 [[대한항공 902편 격추 사건]] 당시 복편으로 앵커리지에서 파리까지 902편을 조종하고 김창규 기장에게 파리에서 조종간을 넘긴 조종사다.]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확실한 것은 '''007편은 관성유도항법으로 가지 않고 자이로콤파스만을 보고 수동비행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박용만 기장은 천병인 기장이 수동비행중 소련 섬([[코만도르스키예 제도]])을 미국 섬(니어 제도의 셰미야 섬과 부근 섬들)으로 오인했을 수도 있다고 아래와 같이 증언을 하였다.[* 아래의 [[조갑제]] 기자의 추적 기사에서 "시미어 섬"이라고 표기된 섬이 바로 "셰미야 섬"이다. 해당 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류샨 열도]] 항목 참조.] >......중략.... >007은 앵커리지 관제센터에 나비(NABIE)를 통과했다는 보고를 하면서 다음 보고점인 니바(NEEVA)의 통과예상 시간을 한국시간 새벽 0시 49분으로 통보했다가 9분 뒤 0시 53분으로 4분 수정, 통보했다. 그러나 007이 나중에 보고한 니바 통과시각은 0시 58분으로 다시 5분이나 늦어졌다. 이 보고를 듣고 놀란 박용만 기장은 부기장을 시켜 늦은 까닭을 물어보게 했던 것이다. "그때 007의 손부기장이 응답을 머뭇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 있다가 바람이 세다는 답이 나왔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손부기장이 천기장에게 뭐라고 대답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던 게 아닌가 추측되거든요." 약 10분뒤 박기장은 천기장을 직접 호출, "왜 늦었느냐"고 물었고, 천기장은 "바람이 많이 분다"고 답했다. "천기장의 대답은 짧고 급하게 끝났습니다. 무엇인가 숨기고 싶고 당황해하는 듯했습니다." > >그런 대화가 오가던 바로 그 즈음 소련령 코만돌스키예 섬의 방공 레이다는 처음으로 007을 포착했다. 007의 위치는 R20항로상의 니바가 아니라 니바에서 북쪽으로 약 350km나 떨어진 소련 비행식별구역 안의 베링해 상공이었다. 이탈해도 너무나 벗어난 거리였다. 부산상공을 지나간다면서 실제로는 서울 위를 날고 있는 격이었다. 박용만씨는 말한다. "니바(NEEVA)는 이 항로에서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입니다. 베델(BETHEL)을 지나 캄캄한 망망대해상으로 들어서면 2시간 동안 섬 하나 볼 수 없는 암흑 속을 비행하게 됩니다.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체크할 만한 지표가 없어요. 그러다가 나비(NABIE)를 지나 한 시간쯤 가면 기상 레이다의 왼쪽 끝에 섬 두 개가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제(諸) 섬[* 여러(諸)섬, 즉 제도(諸島)를 의미한다. 해당 위치는 니어 제도(Near islands)로, 애투섬(Attu island), 아가투섬(Agattu island), 알레이드섬(Alaid island), 니즈키섬(Niziki island), 셰미야섬(Shemya island)등으로 구성된다.]인데 보통 두 개만 잡혀요. 그것이 암흑 속의 등대와도 같은 시미어 섬이죠. 시미어 섬에는 DME-VOR 시설이 있는데 이 전파도 포착됩니다. 시미어가 기상레이다에서 9시 방향 135항공마일의 위치에 서게 되면 비행기는 정확히 니바를 통과중이란 얘기가 됩니다. DME-VOR, 그리고 레이다 포착, 이렇게 3중으로 비행기의 좌표를 체크하여 정상비행중임을 확인하면 그때부터는 안도합니다. 그런데 007은 북쪽으로 330km나 벗어나 날고 있었으니 시미어 섬이나 DME-VOR 전파가 잡힐리가 만무하지요. 조종실에선, 이제 레이다에 시미어가 나올 때가 됐는데, DME가 잡힐 때가 됐는데...하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10여분 늦게 007의 레이다에 왼쪽으로 섬 두 개가 나타났습니다. 야, 시미어가 저기 있구나, 이제 살았다,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 >007의 항적을 보면 정상 비행의 경우 시미어 섬이 레이다에 나타날 때와 엇비슷한 시각에 007의 기상레이다에서도 두 섬이 나타났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두 섬은 소련령 코만돌스키예였다. 그 섬의 방향과 거리는 R-20항로상에서 시미어 섬을 포착할 때와 흡사했다. 섬의 모습도 거의 같았다. 다 같이 두 개로 보이고 모양과 크기, 두 섬의 배열도 흡사했다. 레이다만 보면 누구나 코만돌스키예를 시미어로 오인하게 되어 있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007 조종사들은 곧 다시 불안해졌을 겁니다. 틀림없이 시미어인데 가까이 다가가도 DME-VOR 전파가 안 잡힌단 말입니다. 이상한데, 이상한데, 라고 생각했겠지요. 수신장치가 고장인가, 아니면 시미어의 시설이 고장인가, 그렇게도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DME-VOR이 안 잡혀도 레이다상의 두 섬이 시미어란 믿음은 바꾸지 않았을 겁니다. 그것이 코만돌스키예라고 생각하기는, 또 007이 북쪽으로 300km 이상 빗나가서 날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도저히 어려웠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고 그렇게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상황을 유리한 쪽으로, 즉 합리화 하는 쪽으로 해석해버렸을 겁니다. 저 두 섬은 시미어가 틀림없다. 다만 항법보조시설에 고장이 난 모양이구나..." 007이 그 두 섬을 소련령 코만돌스키예라고 판단했다면 항로를 급히 남쪽으로 꺾었을 것이다. 항적을 보면 007은 코만돌스키예를 레이다로 포착한 무렵부터 완만하게 좌선회를 한다. 그리하여 이 섬이 9시 방향으로 약 135 항공마일의 거리에 놓이도록 항로를 잡는다. 즉, 니바의 위치(실제로는 니바라고 착각한 위치)로 비행기를 갖다 놓은 것이다. 항적을 보면 천기장은 코만돌스키예를 시미어로 확신하고 그것을 기준점으로 하여 북쪽으로 기울어진 007의 항로를 남쪽으로 조정했다고 박용만씨는 풀이했다. > >[[파일:캄챠카반도지도.png|width=60%&align=center]] > >천기장은 정확하게 니바를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한 직후 좌선회를 멈추고 다시 약 246도 방향으로 자신있게 직진한다. 007이 니바를 통과하고 있다고 보고한 시간이 예상 시간보다 9분이나 늦어진 것은 코만돌스키예를 시미어로 오인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박용만 씨는 말한다. "천기장은 바람 때문에 늦어졌다고 했으나 그때 보고한 바람으로는 그렇게 늦어질 수가 없었어요. 천기장이 니바를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한 시각은 실제론 10분이상 늦어진 시각이었을 겁니다. 거리관계로도 그렇고, 선회 때문에, 또는 시미어 섬을 찾는다고 비행 시간이 더 걸린 거지요. 그러나 10분 이상 늦어지면 비행계획 전체를 수정보고해야 하는 등 귀찮아지니까 9분 늦은 것으로 한 게 아닐까요. 어쨌든 코만돌스키예섬 부근에서의 007항로 변경을 보면 그땐 INS를 작동시키지 않았음이 더욱 명백해지고 조종사들이 그때까지 이상상태를 의식하면서 비행하고 있었음도 확실합니다." ......중략....... > >007은 코만돌스키예 북쪽을 지나서는 주저없이, 군사시설이 집중된 캄챠카반도 위를 횡단했다. 기상 레이다에 캄챠카의 해안선이 나왔을 터인데 차마 그럴 수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박용만씨는 "왜 캄챠카로 들어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면서 이런 생각을 피력했다. "코만돌스키예를 시미어로 믿어버린 다음에는 이와 배치된 증거가 나타나도 묵살해버린 것이 아닐까요. 또는 구름이 많이 끼였거나 레이다 상태가 좋지 않았을지도..." 소련측 자료에 따르면 그때 캄챠카 상공에는 권운과 안개가 여러겹 덮여 있었다고 한다. 운량은 하늘의 반을 덮을 정도였다. 이 정도에서 레이다에 나타난 육지와 구름을 혼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어느 고참 기장은 [[대한항공 902편 격추 사건|무르만스크 사고]]를 예로 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황하면 바다를 하늘로 착각, 소형기일 경우엔 뒤집힌 상태에서 비행하는 수도 있어요. 무르만스크에선 707기가 거의 U턴하여 거꾸로 날았어요. 왼쪽으로 보이던 태양이 오른쪽으로 보이는 데도 항법사는 제대로 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김창규 기장이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해도 항법사는 맞게 간다고 우겼다고 해요. 정상 항로에서 약간 이탈하면 눈에 익은 지표물을 근거로 쉽게 알아챌 수 있는데 터무니 없이 벗어나 전혀 생소한 곳을 날고 있을 때는 어떻게 벗어났는지 상황 파악이 안되고 그러니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공황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헤엄치다가 쥐가 난 것처럼 말입니다." > >대부분의 항공사고는 그 원인이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예컨데 [[앵커리지 국제공항 지상충돌 사고|지난 83년 12월 23일에 앵커리지 공항에서 일어났던 대한항공 DC-10기의 활주로 사고]]가 좋은 예다. 안개 속에서 DC-10 기장은 유도로를 따라 엉뚱한 활주로의 중간에 들어와 이륙을 위해 활주하다가 맞은 편에서 대기중이던 경비행기를 들이받았던 것이다. 320도 방향으로 달려야할 비행기가 240도 방향으로 달렸는데 세 승무원 중 어느 누구도 눈앞의 나침반이 240도를 가리키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캄챠카 반도에 접어들 무렵 007은 '이륙후 3시간 22분'이란 반환점도 지나버렸다. 이 반환점 이전에 중대한 사고가 생기면 앵커리지로 돌아가고, 반환점을 지나서 중대사태가 발생하면 도쿄로 가게 되어 있다. 007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었다. 007의 천기장이 캄챠카 위를 지나는 것을 알았는지는 추측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비행기가 육지 위로 날아가면 기상 레이다는 반사파로 부옇게 되어 지형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무르만스크 사고때도 707기는 레이다를 갖고 있었으나 육지 위를 날면서도 바다위로 날아가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정상상태에선 생길 수 없는 일이 공황상태에선 생길 수 있다. 더구나 레이다는 손바닥만한 크기다. 지도를 보듯 할 수는 없다...... 이하생략 소련이 넘겨준 블랙박스 기록된 007편과 015편과의 대화는 다음과 같다.(앞에 일부 실제 음성 동영상 참조) 박용만 기장은 니바(NEEVA, 셰미야섬 부근) 지점에서의 대화가 마지막이라고 증언했으나, 실제로는 노카(NOKKA, 홋카이도 부근) 지점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에서 풍향과 풍속차이가 심한데 이는 동일 항로를 근접비행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니바(NEEVA)지점을 정확히 통과했다는 잘못된 확신으로 항로이탈이라는 사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KAL015: 007편. >KAL007: 말씀하세요. >KAL015: 뭐해? >KAL007: 뭐라고? >KAL015: 뭐하냐구.. >KAL007: 뭘하긴뭘... 재밌는 얘기하고 있지. 김선생(김의동 항공기관사)께서 재미있는 이야기하기 때문에... >KAL015: 허허...글쎄...서울 도착 후 자네가 전부 공부하는게 낫겠네. >KAL007: 공부? 뭘? 다 그만둬..다 아는걸 가지구. 저 이제 가을인데 말이야, 하루 쉬어가지고 단풍구경이나 갔으면 좋겠어요. >KAL015: (계획을) 짜요. 짜요. >KAL007: [[설악산]] 단풍구경이나 한번 가요. >KAL015: 우리보다 한 저 3분 이른가? >KAL007: 네? 아...아...예정된 노카(NOKKA) 도착 계산치를 말하는 건가? 182...25 (18시 25분). 듣고 있는가? >KAL015: 아. 25(분). 우린 1829이면 어때?(18시 29분 도착이면 어때?) 1829. >KAL007: 1,1분 이거든(1분 늦네) . 4분 빠르네요. 25(분)가 될꺼야. 그건 세관인데...(도착 후 승객들이 세관을 통과하기가) 어려울텐데... 빨리 올라가면 빨리 내려오고 늦게 올라려면 늦게 내려오게 마련이지.... 말하자면 복잡해진다니까... 자 이제 그만. >KAL015: 난...이거 갑자기 바람이 배풍이 많이 부는데...그쪽은 얼마나 왔어? 풍속과 방향은? >KAL007: 206, 몇 노트인지 물어 볼까? >KAL015: 35노트. >KAL007: 저기 방향이 어떻게 되었지? 저 몇 도 방향에...[* 실제 음성에서는 마치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었어?"처럼 들린다. "진행방위가", "저기 방위가" 등으로 추측된다.] >KAL015: 040, 040. >KAL007: 30도요? 30노트요? >KAL015: 한 30도에서 40도 방향에 아...아 35노트. >KAL007: 그래서?아! 많이 부는데. 그런데 우리는 여태까지...평소와 같이 정풍, 정풍이 아...방향215, 15노트. >KAL015: 그래서? 그런데 여기는 저 비행계획에 나온거 이렇게 본다면 어... 방향 360, 15노트가 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KAL007: 그런데.... 그렇게 되어 있네. > >KAL007: (015편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KAL007: 우리보다 앞서 있나요? >KAL007: (015편이) 빨리 가게 해야겠어. 015편 노카(NOKKA)지점 통과가 우리와 똑같이 29분이야. 빨리 가게 해야겠어. >KAL007: (015편이) 왜 이리 서두르죠? >KAL007: 배풍이 분다고 하네. >KAL007: 뭐라고요? >KAL007: 배풍이 35노트라고 하네. >KAL007: 어, 어...(이상한데)[* 대참사를 피할 수도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다.] > >KAL015: 007편. >KAL007: 말씀하세요. >KAL015: ''' 올라갈 수 있어? 350으로.'''[* 당시 요격을 담당했던 조종사 오시포비치는 이 행동이 기관포 회피 행동으로 인식되어 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전에 이미 발사 명령은 내려온 상태였다.] >KAL007: ''' 올라갈 수 있어.'''. >KAL015: 오케이. 우리가 370을 요청할게. >KAL007: '''오케이.'''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